기사 메일전송
‘열에 일곱’ 하도급 대금 못 받아
  • 유경열 대기자
  • 등록 2022-11-21 15:28:58

기사수정

[대한건설신문 유경열 대기자] 건설현장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수급사업자(하도급자)들이 원사업자로(원도급자)부터 하도급 대금을 못 받는 등 불공정하도급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가공사비 미지급, 설계변경, 부당감액, 비용부담 등 온갖 수법으로 원사업자들이 수급사업자들을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는 형국이다.


 


건설현장에서 수급사업자들이 이런 일로 분통이 터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건설현장이 존재하는 한 계속되리라 본다. 원사업자들 역시 발주자들로부터 우월적 지위에 눌려 피해는 물론 시달림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발주자는 원사업자를,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를, 종속관계로 다루려고 하는 사고방식과 관행이 공사품질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마디로 건설시장의 먹이 사슬 모양새다. 갖가지 제도와 규정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풀기 힘든 난제다.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간 건설하도급 분쟁조정 신청사건의 대다수가 하도급 대금미지급 관련 분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원에 접수된 건설하도급 분쟁조정 신청사건 총 1129건 가운데 하도급 대금 미지급 관련 분쟁이 787건 약 70%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은 설계변경 등에 따른 하도급 대금 109건 9.7%,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50건 4.4%, 부당감액 34건 3.0%, 서면미발급 30건 2.7%, 공급원가 변동에 따른 하도급 대금 25건 2.2% 순으로 나타났다.


 


하도급 대금 미지급 관련 신청금액만도 약 3868억원에 달한다. 이중 원·하도급자간 분쟁조정으로 수급사업자가 돌려받은 금액은 약 737억원 정도다. 대금 미지급 사유는 원사업자가 경영악화 등 자금사정을 이유로 수급사업자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공사대금 정산다툼으로 인한 것이 그 뒤를 이었다. 공사대금 정산 분쟁의 주원인은 추가공사, 현장상이, 공사 중 타절(계약해지) 등이다.


 


이 밖에도 공사하자 발생을 이유로 대금을 미지급 한 것이 26건 3.3%, 공상처리, 공사 중 발생한 제반 비용 관련 등 기타 사유로 인한 미지급이 62건 7.9%, 대다수가 원사업자의 ‘갑질’이다. 이처럼 수급사업자들은 하도급대금을 비롯해 추가공사비용 인정여부, 비용부담 등 다양한 이유로 손해는 물론 억울함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수급사업자가 부담하지 않아도 될 비용을 수급사업자들이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서 추가 공사를 할 때는 반드시 원사업자로부터 추가공사계약서를 서면으로 받던가, 아니면 작업 지시서를 받던가, 최악의 경우 녹취라도 해놔야 나중에 증거자료로 활용,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러나 말은 쉽지만 현장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언감생심’ 어딜 감히”, 후환의 두려움 때문에 입을 못 연다. 다만 재치와 고도의 순발력이 필요할 뿐이다.


 


분쟁조정을 신청한다는 것도 수급자로서는 엄청난 용기와 각오가 필요하다. 자칫 하다가는 시장에서 말 많은 사람으로 찍혀 ‘왕따’를 당할 수가 있다. 이것이 건설강국의 어두운 그림자이자, 불치병이다. 정부의 더 강력한 개입과 역할이 요구된다. 부실공사를 사전에 차단하고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유경열 대기자의 쓴소리단소리
 초대석/이사람더보기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인터뷰/송명기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 회장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의 지속 성장과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대가 체계와 적정 대가 지급’이다. 이는 우리 업계의 고질적인 수익성 문제와 젊은 엔지니어의 외면에 따른 고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협회는 관련 연구를 통해 정책적·...
  2. 박상우 국토부 장관, 르완다 특사 방문…건설·인프라 협력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르완다를 방문해 신공항 및 배후도시 개발사업 등에 대한 협력 강화에 나섰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초청을 위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르완다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오는 6월 4일부터 5일까지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한-아프...
  3. 전문건설협회 서울시회, ‘중재법’ 강습회…600여명 참석 ‘대성황’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회장 노석순)는 24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약 600여 명의 회원사 대표자 및 안전 관리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강습회’를 개최,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서울지방고용노동청·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진행된 설명회...
  4. K-FINCO 전문건설공제조합, 신임 김재관·박진동 본부장 임명 K-FINCO 전문건설공제조합(이사장 이은재)이 20일 자로 신임 경영기획본부장에 김재관 인재개발팀장, 자산운용본부장에 박진동 기획조정팀장을 임명했다. 김재관 경영기획본부장은 1995년에 입사해 경영지원팀장, 법무지원팀장, 영등포지점장, 양재지점장, 인재개발팀장을 역임했다. 박진동 자산운용본부장은 1995년에 입사해 보상심사팀장, ..
  5.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영업본부, 청계산서 ‘비상 경영 실천대회’ CI GUARANTEE(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직무대행 김종서)는 13일 서울 청계산에서 비상경영체제 역량 결집을 위한 실천대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김형선 영업관리본부장을 비롯한 영업관리본부 직원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악화일로인 건설경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마련...
한국도로공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