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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인의 향기>1968년 개발 첫삽…홍수·교통문제 해결
  • 편집부
  • 등록 2023-10-22 20: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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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강의 경관적 활용① - 이주철


대다수의 세계 주요 도시는 강, 호수 또는 바다를 끼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 테헤란, 멕시코시티처럼 그렇지 못한 도시도 많다. 중동의 건조지역과 중남미 고원지대에 위치한 여러 도시들은 강, 물이 없다. 


한강의 길이는 490km, 유역 면적은 2만 6000㎢이다. 이집트 카이로, 중국의 상하이는 6000km가 넘는 엄청나게 큰 나일강과 양쯔강에 접해있다. 한강의 길이는 런던의 템즈강보다는 길고, 파리의 센강보다는 짧으나, 연류량으로 보면 이들보다 훨씬 많다. 독일번영의 상징 라인강은 1300km, 쓸쓸한 전설의 로렐라이 언덕을 바라보며 유유히 흘러 북해로 들어간다.


서울은 한강이 있기에 백제 하남 위례성을 합쳐 1100년 동안 우리나라 수도의 역할을 해왔다. 세금으로 징수한 세곡을 서울로 운반하는데 한강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 중요한 조건이었다. 세계 여러 도시 중 도시 중앙의 수변 공간을 잘 이용하여 세계 명물로 만든 대표적인 예로 파리의 센강, 런던의 템즈강, 뉴욕의 허드슨강 등을 꼽고 싶다. 필자는 도심과 먼발치에 떨어져 있는 한강에 대해 항상 아쉬워했고 위에 열거한 도시들을 부러워해 왔다.


2년 전 서울시에서 서울역-노량진 사이의 철길을 모두 지하화하여 보행로를 만들겠다고 할 때 그런 돈이 있으면 차라리 청계천에 물을 끌어 올려 물이 찰랑대는 청계강을 만들지하고 한탄한 적이 있다. 수천 톤 무게의 기관차가 매일 수백 회 다니고 있고, 선로 용량이 부족한 이곳의 지하화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고, 청계강 공사는 지하화 공사의 10분의 1 정도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한강의 특성은 현격하게 다른 계절별 강수량에 기인된 것이 첫째이고 다음이 여름과 겨울의 심한 기온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유수량으로 볼 때 건기에는 소하천이고, 우기에는 길이 4000km가 넘는 아무르강 또는 메콩강에 비교될 수 있을 만큼의 엄청난 물이 흐른다. 한강 홍수의 80~90%는 8~9월에 발생하고 평균적 수위 변화의 폭은 11~13m로서 세계적 수준이다. 비슷한 규모의 템즈강과 센강의 폭이 200~300m에 불과하고 3~4m의 수위 차를 오르내리는 것과 비교하면 한강이 어떤 강인지 쉽게 이해될 것이다.


지난날의 한강

1950년 6.25 발발 이전까지도 마포 선착장에는 많은 돛단배가 정박하여 짐을 풀고 짐을 싣곤 하는 등 화물운반에 수상교통이 큰 몫을 하였다. 19세기 말 경복궁 재건용 금강송을 정선아리랑의 발원지 아우라지로부터 한양까지 뗏목으로 운반했던 사실로 보아 한강의 수상교통 범위는 강원도 정선에까지 이르렀다. 또한 서해안 바닷가에서 생산된 소금과 어물, 젓갈류와 김포 등 평야 지대에서 생산된 곡식은 한강 물을 거슬러 내륙 동쪽으로 이동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한강의 수상교통은 6.25 전쟁과 휴전선에 의한 남북 대치로 김포, 장단 사이가 막혀 더 이상의 통행은 불가능해져 한강의 돛단배는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었다. 예전 한강에는 잠실도, 여의도, 난지도, 선유도, 노들섬, 밤섬 외에 저자도, 뚝섬, 서래섬 등 많은 섬이 이었다. 한강사업 실시 전까지 한강에는 물길보다 2배가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밤섬의 모래는 마포의 율도명사로 불리워졌고, 노들섬의 해 지는 모습은 사촌모경이라 할 만큼 아름다웠다. 한강변의 동호, 노량진, 용산강, 마포, 양화진 일대가 각광받는 명승지였고, 특히 옥수, 금호동 사이에 있었던 저자도가 가장 돋보였던 한강의 절경으로 꼽혔다고 한다.


국가사업에 의한 한강의 변화


1. 홍수대책

1912년, 1920년, 1925년 세 차례의 대홍수가 있었는데, 특히 1925년 대홍수 때에는 이촌, 뚝섬, 잠실, 풍납동의 마을 모두가 물에 잠겨 사라지고 한강물의 물길까지 바뀌었다 한다. 대홍수 후 여러 차례 제방 높이 13m가 넘는 대형 제방을 몇 년에 걸쳐 쌓았다. 어떤 곳은 다음 홍수에 쓸려 내려가 재시공하기도 하고, 제방뚝을 높이거나 보강한 곳도 있었다. 전답이 침수 또는 매몰되고, 마을까지 쓸려나가는 상황이었으나, 제방 축조는 필수적인 것이었다.


2. 한강종합개발

한강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온 것은 한강개발사업이었다. 한강개발은 2단계로 나뉘어 시행되었는데 1차 사업기간은 1968~1974, 2차는 1982~1986이었다. 1차 기간에 실시된 사업은 한강변에 제방을 쌓는 것이고 그 제방을 이용하여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도로폭은 20m였고, 강의 남쪽, 북쪽을 합하여 전체 길이는 74km에 이른다. 또 동부이촌동, 압구정동 공유수면 매립공사가 실시되었고, 여의도에 윤중제를 축조하여 287만㎢를 매립하여 현재 Lotte Complex가 들어서 있는 잠실 부도심은 그때 조성된 것이다.


2차 사업기간에는 천호대교에서 김포대교까지 36km 구간, 강폭 650~900m의 하도를 수심 2.5m로 정비하고 수중보를 설치하였다. 물이 흐르는 강물 양쪽 둔치에 체육공원 300만㎡, 잔디밭 394만㎢를 조성하였다. 또 탄천, 중랑, 안양, 난지 4개소에 하수처리장을 건설하였고, 274km의 분류하수관을 설치하여 한강 수질개선에도 힘을 기울였다. 암사동~성산대교 간 26km의 강변남로를 4차선에서 8차선 확장해 올림픽대로를 만들었고, 성산대교~행주대교 사이 10km 구간에 6차선 도로를 신설하여 훗날 자유로와 연결되도록 하였다.


한강의 자연성 훼손

1920년대의 대홍수를 겪은 후 대대적인 제방 축조로 한강변의 명승지는 잘려나갔고, 낮은 곳은 제방 속으로 영구히 묻혀버렸다. 이것은 갈수기, 홍수기간의 극심한 수위 차를 지니고 태어난 한강의 숙명 때문이기도 하다. 여의도 윤중제 토사는 밤섬에서 가져왔고, 동부이촌동 매립에는 한강대교 주변의 모래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걸어서 갈 수 있었던 노들섬은 걸어갈 수 없는 진짜 섬이 되었다. 압구정동 매립공사에는 저자도의 남은 토사를 굴착하여 사용함으로 인하여, 저자도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지도상에서도 없어져 버렸다.


1982년부터 실시된 5년간의 제2차 한강종합개발의 주된 장소는 종합운동장이 위치한 잠실이었다. 잠실도는 동서로 길고 꽤 큰 섬이었는데 한강물이 남북 두 갈래로 나뉘어 흐르던 곳이었다. 홍수시의 수량은 북쪽 지류가 많았으나 평시에는 남쪽 강이 더 깊고 수량이 많았다. 강 전체의 흐름으로 볼 때 북쪽이 길이가 짧고 직선에 가까우므로 북쪽을 선택하여 주류로 삼고, 남쪽 강은 전부 매립하여 그 흔적으로 석촌호수 만을 남겨놓은 것이다.


한강 르네상스 2007

한강변의 제방 도로건설, 택지 조성은 폭발적인 도시 성장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책이었으나 친환경적인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는 큰 그림이 없었다. 서울시는 한강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혁신적인 서울을 만들고자, 한강의 자연성과 역사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창조와 계획으로 한강 이용성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전임 시장 때인 2007년 12월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확정하였다. 


이 계획의 실현과제중에 주목할 만한 것은 한강변 경관개선, 한강으로의 접근성 개선, 테마가 있는 한강공원 조성이었다. 마스터플랜의 실천 전략으로 강서, 중심, 강동 대권역으로 설정하고, 각 권역별로 수변개발 공원 및 공공시설과의 연계를 구체화하고자 했다. 이미 설치된 양화, 마포, 여의도, 뚝섬, 잠실 등 11개의 선착장을 이용하고 사업은 공공의 지원 아래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키로 한 것이다. 


여의도와 잠실 2곳을 기점으로 한 크루즈가 운행되고 있고, 모터보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땅콩보트,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쉬 등 레저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한강 둔치의 이벤트나 행사 관련활동과 수영장, 체육시설 이용을 포함하여 2015년의 11개 한강공원 총 이용자 수는 6800만 명에 달했다.


<대한건설진흥회 발간 ‘국토교통인의 향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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