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대기자] 금리 상승 속도가 시장이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분양시장, 기존 주택시장, 금융시장이 함께 어려워지는 복합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국정 과제의 속도감 있는 진행을 바탕으로 금융지원에서 세제지원으로 확대해야 하고 정비사업은 사업성이 양호한 곳은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 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 한국주택협회·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15일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위기의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 세미나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주택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건설, 주택사업 경력자 70명 설문(9월 15일~10월 13일)결과 66%는 경착륙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 경력 10년 이상은 69%가 경착륙 가능성 높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수요 진작 정책(금융, 세제)을 중요하게 평가했는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및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완화→조정대상지역 해제→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 순으로,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인식했다. 8·16대책 중에서는 인허가 절차 개선을 가장 유의미하고 시급한 과제로 평가했다.
건산연은 안전진단·분상제 등의 개선, 통합심의 확대 등 현장에서 요구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제도개선이 완료되면 사업 활성화와 신속한 추진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면서도 분상제 등의 제도개편 폭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분상제, HUG 분양보증 제도개편 외에는 아직 시행된 것이 없는 등 제도개편 속도가 늦고, 사업구역 지정과 인·허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자체 소관 분야에서는 제도개편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건산연 허윤경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을 중심으로 건전성 강화하였으나, 부동산금융은 오히려 더 위험한 비 은행권 비중 높아졌다”며 “금융 부실은 시차를 두고 현실화됨에 따라 지속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가격 하락, 거래 감소, 판매 저조, 금융 리스크 확대 상황 종합해 현재 주택시장 침체기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11.10일 정부의 신속한 대응은 환영한다. 그러나 현재의 금리 상승 속도는 주택시장이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주택시장이 복합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산연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이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입지의 주택수요는 여전하다”면서 “수요가 있는 곳에 품질 높은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정비사업의 활성화는 현 정부 주택공급정책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주택업계에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 이 부연구위원은 “상당수 정비사업 현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과도하고 경직된 규제만 완화해도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물가상승 우려로 정부의 재정지출이나 유동성 공급에 많은 제약이 있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규제개선만으로도 사업 활성화가 가능한 정비사업은 업계 어려움 극복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서울시 전 조합과 주요 시공사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37명의 주요 현장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를 바탕으로 제도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 사안(시공사 선정시기, 공사비 검증제도, 신통기획)에 대해 제도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설문조사 결과 정책 취지와 현장과의 괴리로 사업지연, 불필요한 비용 상승 등의 부작용이 확인됐다“며 ”시공사 선정 시기 조기화, 공사비 검증제도의 대대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시의 신통기획은 취지는 바람직하나 과도한 공공기여 요구와 일방적 추진이 우려되는 만큼 정책 목표와 취지 달성을 위해서는 토지주들의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