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대기자] 벌어서 이자도 감당 못 하는 ‘건설 좀비기업’이 10.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설정책연구원이 건설업체 중 외부감사대상인 총 1,930개사의 5년간 한계기업분석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한계기업(좀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부실업체를 뜻한다.
자료에 따르면 한계기업은 종합건설업 126개·전문공사업 20개 해서 총 146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외감기업의 경영실적 분석 결과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개선되던 경영실적은 지난해 들어 수익성과 성장성이 크게 약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종합건설업 중 토목건설업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순이익률은 전년 대비 1.1P% 늘어났으나 건축건설업의 평균 매출액은 -0.8%, 순이익률은 -1.9%P 떨어졌다. 전문건설업 중에서는 작년 기준, 건설장비업의 순이익률이 8.4%, 전기·통신공사업 순이익률이 5.8%를 보였으나 그 외 업종은 3% 수준에 머물렀다.
또 작년 기준, 외감기업 1,833개 중 28.0%가 이자 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작아 이자 상환조차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4%에 달하는 기업들이 이 같은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돼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외감기업의 이자보상배율 분석 결과 28.0%의 업체가 1 미만으로,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파악하는 지표로 삼고 있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의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로 분류, 기업의 부실이나 한계기업 파악 등에 활용한다.
한계기업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3.6%이다. 대기업의 한계기업 증가율 14.2%보다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증가율은 16.2%로,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경영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시간이 가면 중소기업 좀비가 늘면 늘었지,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경영기반이 약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올해 국내건설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4.0% 감소한 148조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내년은 올해보다 3.8% 감소한 142조 8,000억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6년 내 최악의 실적이다. 7월 현재 종합건설 12,651개·전문건설 41,703개·기계설비건설 8,078개·시설물유지관리 6,349개사 해서 총 68,781개사가 등록돼 있다. 건설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 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 실적 없이 사무실 문만 열어 놓고 있는 휴면상태의 업체가 등록업체 3분의 1 정도 된다고 한다. 일감은 부족한데 다 업체 수가 많다는 것은 생존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조직과 보유 장비를 돌려야 한다는 절박감에 공사를 일단 따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 저가에 손을 자꾸 댄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은 뻔한 수순이다. 벌어서 이자도 감당 못하는 좀비기업이 양산되고 있는 것은 기업 경영의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각종 규제·부동산시장 침체·일감부족·저가수주 등에 기인한다고 본다. 부실시공으로 인한 안전이 걱정된다. 건설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밖에는 속 시원한 해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