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기자] ‘부채공룡’으로 비난을 받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제는 ‘착한 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 이듬해 12월 부채비율이 무려 541%, 부채는 124조 8,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LH는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이라는 우려 속에 국민세금을 먹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2016년 3월, 박상우 사장이 취임, LH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채감축·방만경영 타파 등 경영 정상화에 온 힘을 다했다. 박 사장의 리더십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취임 당시 83조 1,000억원에 달하던 부채는 2017년 76조 3,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비전선포식을 하는 자리에서 오는 2027년까지 이자부담부채비율 110%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박 사장이 “빚내지 말고, 번 돈 범위 내에서 쓰자”라는 양심경영 선언이 조직에 긴장감을 줬다.
박 사장의 말은 결코 허세가 아니다. 지난 6월, 123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박 사장 자신도 25개 기관장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등급’을 받았다. 우수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단 두 사람뿐이다. 2009년 통합, 출범한 이후 기관도, 개인도, 처음 있는 일이다. 투명경영·일자리창출·사회적 책임·국민적 관심도 등을 들여다보는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특히 박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인 일자리 창출분야에서 공공기관을 리드하고 있다. 작년 8월, 최초로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인 비정규직 1,59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는 추가로 파견·용역근로자 1,386명의 정규직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798명을 신규로 채용(156명, 12월임용)했다. 주거서비스 분야를 통해 26만 5,000개라는 엄청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청년 소셜벤처와 LH희망상가 등 청년창업지원도 젊은이들에게 큰 힘이 됐다.
LH가 제공,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은 100만호가 넘어섰다. 우리나라 전체 임대주택의 약 47%에 해당한다. 대학생·신혼부부들의 보금자리인 행복주택은 인기사업이 됐다. 장애우 돌보기. 장학사업, 취약계층 등의 한을 풀어주는 합동결혼식(총 190여쌍)은 LH가 있는 경남·진주지역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LH는 뉴스테이·도시재생·한국형신도시 수출 등 정부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직간접적으로 수행하는 과제만도 약 40여개에 이른다.
그만큼 CEO의 머리는 복잡하고 아프다. 때문에 CEO는 전문성을 갖춘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자세의 사람이어야 한다.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CEO 한 사람으로 인한 파급효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지금 박 사장에게 보내는 박수는 결코 아깝지 않다. 투명하게 국민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면 공기업에 대해 국민들은 사랑을 보낸다.
박 사장은 행정고시(27회)로 공직에 입문, 국토부 국토정책국장,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누가 뭐래도 그는 국토·주택분야의 식견과 전문성이 탁월한 주택토지정책 전문가다. 박 사장 같은 사람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전문가(CEO)다. 엄청난 고통이 뒤따르겠지만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지금처럼 공공성만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