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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인의 향기>수도권 젖줄 한강…환경 생각한 개발 필요
  • 편집부
  • 등록 2023-11-20 09: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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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강의 경관적 활용② - 이주철


도시경관 제고를 위한 한강 개발 제언

프랑스 파리에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시가지 중심을 동남에서 서북쪽으로 흐르는 센강과 그 주변의 볼거리가 많은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환경 보호를 고려하는 개발=조선시대의 서울 인구는 20만 명 정도, 그 시대의 생활용수는 주로 지하수였다. 지금의 수도권 인구는 그때의 130배가 되었고 1인당 물 소비량도 늘었다. 팔당에서 매일 취수하는 450만 톤의 물은 지하에 매설된 수 천km의 광역·간선 수도관을 통해 수도권 전역으로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다. 시민은 개발만을 주장하고 환경단체는 막무가내 반대만 해서는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한다. 소통과 설득, 이해로 해결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꼭 필요한 사업이 사소한 논쟁에 휘말려 좌절되어서는 안된다.


▶기반시설 지원=한강개발사업은 서울시의 지원 아래 민자 유치 사업으로 할 수밖에 없다. 민자 사업으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서울시에서 준비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한강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유량 차이 때문에 엄청난 유량 변화, 유속 변화, 수위 변화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도시들과 같은 조건으로 민자 사업을 추진해서는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의 도시들은 도로변에 바로 강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 한강에 아무리 빠른 접근로가 있어도, 바로 옆에 있는 강물을 따라갈 수가 없다. 한강의 경우 8~10차선의 고속도로를 벗어나거나, 넘어서 200~300m의 램프를 내려와 둔치를 지난 후에야 비로소 물가에 이르는 것이다. 둘째는 충분한 수심 확보인데 특히 홍수기를 지난 후에 수심 점검·준설 작업이 차질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는 홍수기·갈수기 수위 차 11~13m에 대응하여 이용객이 편안한 느낌을 갖고 유람선을 이용할 수 있는 진화된 선착장과 각종 시설이다. 나머지 꼭 필요한 사항은 홍수시의 빠른 유속에도 충분히 견딜수 있는 계류시설 설치와 충돌방지를 위한 부표 설치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은 기반시설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서울시에서 솔선수범해야 할 것인데 사업자에게 넘기거나 소극적일 경우 사업에 뛰어들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뢰성 확보=그 간 서울시에서는 신곡·잠실 수증보 철거 약속, 양화대교 교각사이 항로 폭 확장공사 지연, 세빛섬 개장 지연 등 사업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왔다. 만약 수중보를 철거하면 한강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수심이 얕아져 한강사업은 엉망이 될 것이다.


홍수시에는 평시 수압의 5배가 넘는 수압과 빨라진 유속 때문에 강바닥이 패이고, 다른 쪽은 모래가 쌓여 항로의 수심 유지는 포기해야 한다. 하천은 수심 변화가 심하여 대부분의 선박이 하천 운항을 꺼리는 것인데, 승객을 가득 채운 유람선 좌초사고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사업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강 둔치의 가치=1970년의 서울 인구는 550만, 정부는 계획 인구를 630만으로 고정시키고 앞으로는 서울로의 인구 유입을 억제하고 하였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이 20년 뒤인 1990년에 1000만 명을 돌파하여 거대도시가 되었다. 현재 서울 행정구역 내의 인구는 930만~950만을 오르내리고 있는데, 교통계획이나 한강계획에서 서울시만의 인구수는 거의 무의미하다. 인천과 경기도를 포함한 2600만을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


외국에서 볼 수 없는 둔치는 전에는 천대받고 버려진 땅이었기에 늦게까지 살아남아 지금은 수도권의 중요하고 요긴한 공간이 되었다. 한강 둔치는 운동장, 공연장, 휴식공원 등으로 사용되고 있고, 남쪽으로는 8~10차선의 올림픽대로, 북쪽은 강변북로와 자유로가 달리고 있어 수도권의 교통 중심축이 되었다.


한강의 둔치는 매우 귀중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강에 대한 나머지 불만족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집 앞에 넓고 잔잔한 호수가 있다면 축복받을 일이다. 그러나 유리알 같은 호수 위에 요트가 떠 있다면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그 요트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한강수면 활용”이다.


▶장애요소 잠수교=잠수교는 교량형태가 곧 교량이름인 것만큼이나 좀 특이한 교량이다. 평시에는 교량의 역할을 잘 하다가 비가 많이 오면 슬며시 물속으로 숨어버린다. 반포대교의 교각 아래 춤에 상판을 묶어서 만든 또 하나의 교량이므로 반포대교의 아래층 교량이기도 하다. 1976년도에 완공된 이 교량은 길이가 800m, 폭 18m인데 2차선 도로가 중앙에 있고 양측은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거의 반세기의 긴 세월만큼이나 많은 시민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강개발사업 입장에서 보면 잠수교는 넘어갈 수 없는 휴전선(?)이다. 유람선 운행도 동·서로 나누어 운행되고 있고 모든 레저시설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사업비 증대와 요금상승의 요인이 된다. 유지관리, 긴급구조, 구난에도 지장이 있는데 잠수교 수위변화에 따라 결정적 순간에 긴급 구조선 통행이 불가한 때도 발생한다. 1980년대 이후 한강에 많은 교량이 더 건설되었고, 잠수교의 자동차 통행능력이 2차선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여, 한강 전체 유람이 가능하도록 잠수교 철거를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빛섬, 수륙양용버스, 아라뱃길=2007년 12월에 수립된 “한강 르네상스 계획”은 한강 역사상 최초의 것이었고, 한강 수면활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한강개발 사업의 지침서가 될 만하다. 한강을 생각하면 시원스럽긴 한데 황량하고 삭막하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유람선은 KTX 못지않게 더 날렵하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세빛섬은 잠수교 남쪽 하류에 부유체 상에 지은 시설로서 외관상 인공섬처럼 보인다. 


섬은 가빛섬, 채빛섬, 솔빛섬 3개로 전체 면적 10000㎡ 정도이다. 2008년에 시작하여 공사에 3년 정도 소요되었다. 세빛섬은 축소된 파리의 하중도, 시테섬처럼 생각된다. 시테섬은 노트르담 성당이 자리잡고 있는 섬인데, 세빛섬 아이디어를 확대시키면 한강의 시테섬도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수륙양용버스는 홍콩의 페리처럼 출퇴근용 대중교통에 운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런던 도심에서도 출근시간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는 직장인이 많이 목격되는 것을 보면 출근시간의 1분은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한강의 경우 둔치를 내려와 선착장에서 기다린 후 페리 보트를 타고 강물을 건너 다시 시내버스나 전철을 타야 되는 교통 시스템이라면 실패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륙양용버스 운행이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수륙양용버스의 성공여부는 출퇴근 승객 수용여부에 달려있다.


아라뱃길 사업은 서해 바다에서 한강 여의도까지 6500톤급 선박이 드나들 수 있게 하는 공사로서, 2009년 착공한 경인 아라뱃길은 2012년에 공사를 거의 마친 상태이다. 이 사업의 핵심구간인 경인 아라뱃길은 완공되었으나 후속되는 사업 중단으로 이미 투자한 막대한 자금마저 매몰, 사장되고 있다. 주공정인 운하 개착공사가 완료되었으므로 배가 통행토록 하는 나머지 공사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인 바, 서울에서 요트를 타고 인천으로 나가는 멋진 미래를 상상해 본다.


<대한건설진흥회 발간 ‘국토교통인의 향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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