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기자] 경기장기침체로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가계부채 리스크관리라는 미명아래 집단대출거부 또는 금리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주택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전국적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확산되고 있다. 주택건설업계를 대변하고 있는 한국주택협회가 지금 유인상 상근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전사적 대응에 나섰다. 건의문을 들고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며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감독기관이 간담회 등을 통해 은행권에 대해 지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말을 안 듣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라는 이유와는 달리 금리만 인상, 은행의 수익은 확대된 반면 수분양자와 주택사업자들만 위기상황에 빠진 꼴이다. 수분양자의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결국 수분양자들은 입주예정자 동호회 등을 결성, 금리인상으로 발생한 금융비용에 대해 현금보상을 요구하며 단체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 역시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금융감독기관과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택은 국민 삶의 기본이다. 정부당국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이 상황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주택협회는 타 건설단체와는 달리 바람 잘 날 없는(외풍) 예민한 단체다. 순수한 민간단체이지만 주택이라는 준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정책 가장 밀접한 곳에서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곳이 주택협회다. 미디어를 통해 다루어지는 국토교통 건설정책 가운데 70~80%가 주택관련 소식일 정도로 무게감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한국주택협회는 주택업계를 대변하고 리드해 나가야 할 선출회장이 없이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달 29일 박창민 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 공석이다. 선뜻 나선 사람이 없어 한국주택협회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지난5일 회장공모를 했지만 응모자가 없다.
결국 추천위원회를 구성, ‘회장 찾기’에 나섰다. 이는 한국주택협회가 주택업계를 이끌어가기에 집단대출거부와 같은 난제도 많고, 부동산시장도 녹록치 않고, 그렇다고 회사가 좋은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주택협회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유인상 상근부회장은 현 상황을 이렇게 대변한다. “정부정책을 최일선에 서서 작품(주택)을 완성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주택은 ‘국민의 삶’의 기본이기에 나무만 봐선 안 되고 숲을 보는 게 중요하다. 그 만큼 주택업계가 ‘변화무쌍’하게 돌아간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거다”고 말한다.
유 부회장은 또 “지금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며 “때문에 조직(협회)자체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고 한다. 유인상 상근부회장은 서울대 도시계획 석사, 기술고시(제20회) 출신으로 국토부 도로건설팀장·기반시설기획팀장·공항시설기획관·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장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한 건설행정 전문가다. 연일 보도 자료를 내며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유인상 상근부회장을 만나 실상을 들어본다.
▶주택담보대출규제로 인한 후유증은.
- 일방적인 금융당국의 집단대출거부·금리인상요구 등으로 작년 10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피해를 받은 주택건설사업장 총 규모가 7조3,000억원(4만7,000호)에 달한다. 특히 집단대출거부 등으로 금리인상(0.5%p~1.0%p)이 이뤄진 집단대출 규모는 약 4조원이나 된다. 이로 인한 건설사들의 연간 추가이자비용은 약 200억원에서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2~3월 서울 아파트거래량이 1만2,085호로, 전년 동기 2만1,513호에 비해 44%나 급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문제는.
- 지난 2월 15일부터 미분양누적 우려지역 23곳에 대한 HUG의 분양보증심사 강화로 해당지역은 수요심리위축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성 제고를 비롯해 미분양주택판매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고 또 미분양 양산 등 문제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하루 속히 HUG의 분양보증심사 강화조치는 철회되어야 하고 보증사고율 감소 등 공공성을 고려해 분양보증 보증요율 인하조치가 필요하다. 참고로 지난해 분양보증 사고율은 0.16%로 2011년 이후 가장 낮다.
▶뉴스테이에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 먼저 주택시장의 부정적인 전망을 꼽을 수 있다. 또 신규공공택지의 공급중단,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먹거리 땜에 관심이 높다. 주택가격의 안정화·저금리 등 정부정책 지원 등으로 주택임대산업 성장에 우호적인 환경조성이 이유다.
▶주택시장 전망은.
- 투자부진·저성장 추세 장기화 등 각종지표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까지 신규공급택지가 제한되는 등 가용택지 확보부족에 따른 원활한 주택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집단대출규제 완화 등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줘 내수시장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