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조선 8경으로 꼽히는 명산인 속리산. 소금강이라고도 불리는 속리산은 산세가 빼어난 것은 물론 계절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경치가 절경을 이룬다. 또 곳곳에 크고작은 사찰들이 자리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 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선정된 ‘법주사(法住寺)’는 한국의 명찰로 손꼽히기에 충분하다.
법주사는 이름 그대로 ‘부처님의 법이 머무는 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신라 진흥왕 때 의신조사가 천축으로 구법여행을 떠났다가 불경을 싣고 돌아오는 길에, 불경을 실은 나귀가 이곳에 멈추며 기이한 행적을 보이자 그 기이함에 절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법주사는 창건한지 1000년이 훌쩍넘는 고찰인 만큼 수차례 중창이 이뤄졌다. 특히 고려 말 공민왕과 조선 초기 세조 임금도 이곳을 들러 전각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적 제503호로 지정된 법주사에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고식(古式) 목탑인 팔상전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재가 자리해 있다. 국보만 3점, 보물은 13점에 달한다.
이중 국보 55호인 팔상전은 임진왜란때 한 번 불탔으나 인조 2년(1624)에 벽암대사가 주관해 다시 지어진 5층 목탑이다. 석가모니 부처의 일생에서 중요한 여덟장면을 구분해 그린 그린 팔상도(八相圖)가 있어서 ‘팔상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예술적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목조탑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법주사는 특히 매년 가을 나들이객들이 많이 찾는 단풍명소로도 널리 알려졌다. 특히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직접 걸었다녔다고 전해지는 세조길은 지난 2016년 개통돼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조길은 법주사에서 복천암까지 약 3.2km의 산책로로 전 구간이 소나무 숲과 각종 단풍, 저수지를 즐기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됐다.
법주사 삼거리를 지나 저수지-목욕소-세심정-복천암으로 이어지는 세조길은 전 구간에 오르막길이 거의 없고, 경사가 급한 비탈면에는 나무데크를 설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무리가 없는 탐방로를 갖췄다.